오랫만이야 아소산아~ 쿠마모토 지진 그 후




겨울맞이 처가에 올해는 조금 길게 머물기로 했습니다 머무는 동안의 스캐쥴은 에미씨가 정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오랫만에 일본에서는 정말 아무생각없이 저는 푸욱 쉬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내가 계획을 세웠어요!!" 에미씨가 쿠마모토에 동물공원을 가자고 합니다 란이에게 다양한 동물을 만져보게 해주고 싶어하는 에미씨의 회심의 계획이였습니다
두 시간이 더 걸리는 국도나들이라 먼저 기름을 넣고 출발을 하는데 주유소에서 4명의 직원이 실내외 휠 사이사이까지 열심히 세차하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한 번 직접 받아봐야겠습니다
일본 국도변을 달리다보면 제가 좋아하는 이니셜디 만화에 나왔던 주인공 차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만화가 나온게 벌써 20년이 넘었으니 저 차들도 스무살이 넘었네요 저도 20대에 차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40대 꺄악!
국도를 한참 달리니 뻥뚤린 느낌을 주는 아소산이 드디어 나타났습니다만 산 중간에 무너진 곳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른 쪽에서 봐도 무너진 부분이 엄청난 폭입니다 그렇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쿠마모토 지진때 무너졌고 아직도 복구 정리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곳 자주 가던 곳이 이렇게 되었다니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지진에 대한 공포심이 현실적으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아소산을 달리다 배가 고파졌습니다 지나가다 무작정 나오는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에미씨
다고지루 だご汁 쿠마모토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수제비 비슷한 느낌였습니다 그리고 산나물밥과 타카나고항 高菜ご飯 이건 갓무침밥? 갓조림밥? 갓짱아치로 만든 밥 이런 느낌인데 단맛과 짠맛천국인 일본에서 한국의 김치처럼 상콤한 느낌을 원할때 대체제로 사 먹으면 훌룡한 매뉴입니다
이건 산나물밥이였는데 의외로 이쪽이 훨씬 맛있었습니다
그저 그랬던 갓나물밥 갓짱아치는 밥과 따로 먹는걸로 비벼 놓으니 간이 좀 짰습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였던 '다고지루' (다고 = 당고 = 둥글게 빚은 떡)
맛있게 식사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식당을 나온지 얼마 안됐는데 생선가게처럼 보이는 곳에 예쁜 클래식 비틀이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었습니다 차를 돌려 다시 그쪽으로 갑니다
비틀은 떠났고 에미씨에게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봤더니
한국으로 말하면 붕어빵 가게라고 했습니다 타이야키 たい鯛焼 이건 타이 = 도미 야키 = 굽다 도미모양으로 구운 속에는 팥소를 넣은 붕어빵 되겠시겠습니다
가격은 한개에 200엔 2,000원 맛은 별 1개 ㅋㅋ 담부턴 안먹는걸로 합니다
란이의 표정을 봐도 행복하게 먹고 있는 표정이 아닙니다
동물 공원을 찾아가는 길에 저렇게 주행금지가 되어있는 도로들이 있었습니다 아소산이 무너져서 갈 수 없는 도로들이 생겼답니다
힘겹게 공원을 찾아왔습니다만...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소산 지진의 충격으로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부득이하게 평일 개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에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꺄악!!! 에미 너어~~!!(홍진영버젼)
동물과 함께
이렇게 동물들과 소통하고 즐기게 해주고 싶었던 계획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그냥 돌아오기 좀 그래서 아소산 좀 높은 곳까지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습니다 운전은 제가 하고 있습니다 굽이굽이 굽은 길을 달려
전망이 좋은 곳에 왔습니다
눈을 보기 힘든 큐슈에서 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반겨주는 아소산입니다 와이프와의 데이트 추억이 많은 곳이라 뭔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란이도 태어나서 벌써 두 번째 아소산에 왔습니다
눈을 보고 좋아하는 란이
씨익 웃는게 너무 귀엽습니다
약간 만화 '붉은돼지'의 주인공같은 느낌으로 찍힌 사진 하지만 귀엽습니다 ㅋㅋ
란이가 웃으니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요즘이 너무 행복합니다 해피 바이러스 란짱!!
그런 모습을 에미씨도 다른 사람들도 열심히 담고 있습니다
손녀에게 눈사람을 만들어주는 외할머니~ 눈사람 = 유키다루마 雪だるま·雪達磨
행복해 보이는 여인들
눈사람을 들어볼려다가
눈사람을 해치우곤 흥미를 잃고 돌아선 란이 다시 둘러보는 아소산
쓸쓸함이 느껴지는 듯
처음으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조금씩 회복했으면
저 멀리 보이는 화산도 폭발은 하지 마시기를
어서 다시 봄이와서 푸르르게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소산에 있는 마을 잠시나마 아소산에 살고싶다는 마음을 이번에 확실하게 접고 오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브만 가는걸로 ㅜㅜ 오늘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지만 그래도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아소산에서 좋은 풍경과 즐거운 사진놀이를 하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여자 여자 여자~
눈사람인가? 뭔가를 들고 있는 란이
알고보니 호빵맨
눈을 보여준 것으로도 란이에겐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에미씨는 열심히 란이를 담고
저는 셋을 담고
또 담고 마지막으로
점프샷을 요청합니다 ^^ 그 결과
이렇게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아소산 다음에 다시 만나요~ 라고 돌아올려고 하는데 여기서 빅 트러블이 발생합니다 항상 돌아오던 다카치호라고 아름다운 계곡이 있던 길로 귀가를 하던 중 길이 막혀져 있습니다 중간에 산이 무너져 주행이 불가하다고 네비를 찍고 다른 길로 돌아오는데 내리막길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헐~ 이런 눈길을 만났습니다 타이어도 다 닳은 상태였는데 -0-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할 상황... 장모님과 에미씨는 벌벌떨며 '무서워!무서워'를 연달아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처가집 식구들에 비해 눈길 경험이 좀 있는 제가 운전중이라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사실 정말 엄청 무서웠습니다 이 후 바로 타이어를 바꾸자는 말씀을 하시는 장모님 ㅋ 암튼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 다음이야기
사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로 이어집니다